APEC 성공, 지역마이스 활성화 '마중물'..."운영모델·메뉴얼 구축해야"
2025-11-26
올해 3회째를 맞은 '2025 마이스인(人)쇼(MICE IN Show)' 현장은 대학생 및 사회초년생을 위한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된 '마이스 네트워킹의 장'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후원하고 한국PCO협회가 주최·주관한 '마이스인쇼'는 지난 24일 인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우수 인재 발굴, 산업 내 교류 확대, 업계 종사자 역량 강화 등을 목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매년 참가 인원이 증가하고 있다.
이 분위기를 반영하듯 현장 자리가 모두 만석이었다.
오전에는 마이스 전공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2025 신규 마이스 행사 공모전 및 아이디어 피칭대회'가 진행됐다. 공모전에는 총 82개 팀이 참여해 대상·최우수상·우수상 각 1팀, 장려상 5팀, 그리고 3팀이 특별상을 받았다. 선정된 수상작들은 지역 유관기관 및 PCO 등 업계 관계자들이 사업성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대상을 수상한 한양대학원 '둘레길원정대'팀은 국내 둘레길을 활용한 트레킹 행사 아이디어인 '코리아 트레킹 엑스포'를 제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길이 4500㎞의 초장거리 '코리안 둘레길'을 조성할 정도로 트레킹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둘레길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높게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최우수상은 '대체육 컨퍼런스·전시회'를 제시한 경희대 '마이스키 마우스'팀에게, 우수상은 '야간포용성 포럼' 제안한 한림대 '나이트러버'팀에게 돌아갔다.
장려상은 △AI와 창작자의 공존을 위한 인문학 컨퍼런스를 구상한 한림대 '시적 허용'팀 △'글로벌 레거시 컨티눔 포럼'을 제안한 한림대 '컨티뉴어스'팀 △'액체 수소산업 박람회 '를 제안한 충남대·목원대 '캐치마이스'팀 △고령층을 대상으로 '라이프 리디자인 컨퍼런스'를 제안한 백석대 '두 번째 봄'팀 △'AGI 공존도시 포럼'을 제안한 건국대·동덕여대·경희대·이화여대 '시냅스'팀이 받았다.
특별상은 △'K-라이브커머스 페어'를 구상한 세종대 '오네요'팀 △'우주생활산업컨벤션'을 설계한 이화여대 '엣스페이스'팀 △불교와 웰니스를 결합한 행사 '부디, 웰니스 - 마음을 보살 피우다'를 제안한 동덕여대 '햄부디부디햄'팀에게 주어졌다.
오성환 한국PCO협회 회장은 "아이디어 피칭 대회에서 제안되는 아이디어들이 해가 갈수록 발전하고, 작년에는 실제 안동 등 지자체 행사에 적용되기도 했다"며 "올해는 특히 여러 지자체, 관광공사 및 재단에서 참고할 만큼 뛰어난 아이디어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오후에 열린 '마이스 역량강화 세션'은 인공지능(AI) 활용 방안을 위주로 진행됐다.
먼저 인기 강의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구범준 대표PD가 '두드림(Do-dream) 세션' 연사로 나와 콘텐츠 기획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의 정체성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아이디어 피칭 대회에서 나온 우수한 전시기획 아이디어를 세바시 측과 함께 논의하는 방안이 즉석에서 논의되기도 했다.
구범준 대표는 " 등장으로 대체되지 않을거라 여겨졌던 크리에이티브 직업군까지 대체되고 있다"며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기계가 할 수 있게 되는 시대에서 '어떻게 하면 AI에도 대체불가능한 나를 만들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서두를 열었다.
이어 대체불가능한 인재를 만드는 핵심은 '나의 이야기를 가지는 일'이라고 구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나의 이야기란, 나의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의 생각과 세상에 전하는 메시지를 뜻한다"며 "사소한 물건 하나라 해도, 이야기를 품은 것은 대체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구 대표는 스스로에게 해야 할 질문으로 △왜? △나는 새롭게 보는가? △나는 낯선 것과 친한가? △나는 자신을 믿는가? 4가지를 제안했다. 구 대표는 "이제는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WHAT'보다 'WHY'를 제시해야 한다"며 "인간의 독창성과 창의력의 원천은 WHY이고, 이는 아직 AI로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날은 어제 되던 일이 오늘 안 될 가능성이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은 시기"라며 "모든 업은 단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급격히 변화한다. 시대에 맞춰 자신의 업을 포함한 모든 것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0번 중 99번 실패해도 날 일으켜주는 사람은 나뿐이니, 내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나현 본타이거 대표는 '마이스 맞춤형 AI툴 활용 가이드'를 주제로 한 강의에서 50여가지의 AI툴을 직접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AI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AI를 이용해 '콘텐츠 유니버스 코리아' 등 행사들을 기획해온 이 대표는 "업무 단계별 적합한 AI툴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먼저 AI를 무료로 사용해보고 골라볼 것을 권했다. 이때 타인에게 물어보는 것은 의미없으며, 직접 써보고 나에게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정 툴에서 프롬프트 쓰는 방법을 모르겠으면 다른 AI에 물어보면 된다"며 "AI를 가장 잘 아는 것은 AI"라고도 조언했다.
이때 이 대표는 "AI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며 AI 작업물은 결과물이 아닌 초안인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안 작업에 들어가는 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업무·소통 효율도 늘린다는 설명이다. 특히 AI를 활용한 분석은 타겟 수요층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아울러 이 대표는 AI의 답변을 활용할 때에는 출처가 명확한지, 답변에 포함된 사실이 최근까지도 유효한지, 맥락과 실제 상황에 적용가능한 내용인지 등을 더블체크·트리플체크까지 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미소 알프스 대표는 K-이벤트 IP 사례를 바탕으로 마이스 IP 개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그는 "행사의 성장동력은 이벤트가 아닌, 조건·환경이 변해도 지속가능한 가치 중심의 IP"라고 강조했다.
강원도 철원에서 개최 중인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을 기획한 김 대표는 작은 아이디어와 문제의식을 브랜드로 키우는 과정을 소개하며, 기획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모이는 데 어떤 동기가 작용하는가, '왜' 만들려고 하는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김 대표는 "대부분 돈을 주는 쪽이 호스트가 되기 쉽지만, 기획과 컨셉, 아이디어의 주체가 호스트가 돼야 한다"며 "단순 행사 제작자가 아닌 IP 구축자로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콘텐츠의 힘은 가고싶은 이유를 만드는 내러티브에서 나온다"며 "가치, 스토리, 정체성, 철학이 명확한 행사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네트워크 자산을 개발·확장해 좋은 사람이 지속 유입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민을 소외시키지 않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축제가 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행사에 앞서 인천광역시와 인천관광공사의 후원으로 진행된 '재직자 대상 강화 프리(Pre)투어'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전등사·아트팩토리참기름 등 유망 유니크베뉴 탐방,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아레나 백스테이지 투어 등 인천 마이스 자원을 선보였다.
오성환 회장은 "마이스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는 인력 양성, 교류 확대, 산업 간 협력 기반 조성이 필수"라며 "내년에는 한국PCO협회뿐만 아니라 여러 마이스 유관 기관, 협회와 공동 주관해 '마이스인쇼' 행사의 규모를 확장하고, 앞으로도 업계 성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전문 프로그램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