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감성 느끼기 좋은 서울 '아날로그 시네마 여행지' 4곳

김나윤 기자 2025-12-02 16:23:51
▲서울아트시네마 로비 (사진=서울관광재단)

서울관광재단이 12월을 맞이해 아날로그 감성의 실내 여행코스를 소개한다고 2일 밝혔다.

서울 곳곳에는 아날로그 감상이 주는 여유와 위로, 음악과 커피가 더해진 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재단은 △서울아트시네마 △라이카시네마 △마이 페이보릿 △코프키노 시네필 책방을 통해 한해 끝자락 감성적인 겨울 서울 여행을 제안했다.  


◇ 클래식 영화 예술 플랫폼, 서울아트시네마

서울에서 가장 클래식한 영화 공간으로는 종로에 있는 서울아트시네마가 꼽힌다. 영화사 자체를 경험하는데 초점을 둔 이곳은 디지털 시대에서도 아날로그 감성의 정수를 고스란히 지키고 있다. 

2002년 소격동에서 국내 최초의 시네마테크 전용관으로 개관해 2022년 정동으로 이전한 서울아트시네마는 예술영화와 고전영화의 보존·상영의 중심 역할을 하며 '영화를 문화로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고전영화 복원 상영, 작가주의 영화 특별전, 국내외 영화 연구자 초청 프로그램 등 회고전·기획전이 열리며, 영화 감독들과 함께 관객 참여형 행사(GV)나 나라 영화제를 열어 비주류 영화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도 한다. 단순 상영관을 넘어 영화문화 아카이브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12월에는 일본의 스릴러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회고전이 이달 21일까지 개최된다. 이 외에도 소규모 토크 프로그램, 희귀 포스터와 자료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한다.

▲라이카시네마 로비 (사진=서울관광재단)

◇ 대안적 영화 문화 선도, 라이카시네마

2021년 개관한 라이카시네마는 서울에서 보기 드문 단관극장으로 '작은 영화관의 미학'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독립영화, 실험영화, 해외 예술영화 등 다양한 대안적 작품을 소개하는 '큐레이션 중심 상영관'으로서 감각적 공간 설계, 안정적인 음향과 고화질의 상영환경을 제공한다.

라이카시네마는 37석 규모에 하루 5회차 상영이 이뤄지는 작은 공간이다. 상업적 블록버스터 중심의 멀티플렉스 시장에서 벗어나, 작은 스크린 속 미니멀하지만 완전히 몰입되는 상영환경을 구성한 것이다. 관객과 스크린의 거리를 최적화하고 시선의 방해 요소를 줄여 집중도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건물 옥상에는 루프탑 가든도 조성돼있다.

이곳에서는 전문 상영 프로그래머의 선별을 기반으로 한 주제별 기획전, 신진감독 특별전, 배급사 협업 프로그램 등이 열린다. 12월에는 국내 영화 '허들', '멀고도 가까운', '고당도', 해외 영화 '행복한 라짜로', '사운드 오프 폴링' 등의 개봉이 예정돼있다. 예매는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마이 페이보릿 내부 (사진=서울관광재단)

◇ 아날로그 감성의 LP 편집숍, 마이 페이보릿

마이 페이보릿(My Favorite)은 LP, 영화 OST, 소장용 굿즈를 중심으로 큐레이션하는 독립 음악 편집숍으로, 겨울 정취와 잘 어울리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지녔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음악을 고르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된다는 점이다. 직접 만져보는 음반의 질감, 재킷 디자인, 공간을 채우는 아날로그 사운드는 디지털 스트리밍과 다른 감성을 선사한다.

마이 페이보릿은 문화 취향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결을 확장하고 있다. 고전 OST부터 희귀 LP, 추억의 카세트 테이프 등을 선보이며, 특히 겨울에는 고전 영화 사운드트랙과 재즈, 포크 장르의 음악이 더해진다.

또 이곳에서 구경할 수 있는 영화 관련 소품, 옛 영화 포스터들, 인터뷰 서적, 배우의 사진집 등은 어디에서 모았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사장님의 개인적인 영화 평론 메모를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코프키노 시네필 책방 내부 (사진=서울관광재단)

◇ 영화 텍스트와 함께하는 사유공간, 코프키노 시네필 책방

중랑구 중화동의 조그만 골목에 자리한 독립서점 코프키노는 차분한 겨울감성과 사유가 머무는 독립서점이다. 영화 전문 서적을 중심으로 한 큐레이션을 선보이는 이곳은 공간 전체가 '영화를 인쇄물로 재해석한 갤러리'로 꾸며져 있다. 책 한권 들고 나와 커피 한 잔과 사색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이 책방은 국내에서도 드물게 영화 전문 서적을 다루며 비평서, 감독론, 인터뷰집, 영화 이론서, 절판된 시나리오북, 해외의 영화 잡지 등 영화 관련 텍스트 전반을 아우른다. 작은 공간이지만 작품과 감독의 세계관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도서를 엄선해 중랑권 내 독립영화 창작자, 영상관련 학생들이 찾는 지역 문화의 거점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모인 인쇄물 가운데서는 거장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사인받은 포스터가 단연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탕웨이, 봉준호, 허준호, 하마구치 류스케, 레오스 카락스, 타이밍량 등 다양한 영화인들의 사인이 모여있다.

코프키노 시네필은 공간의 역할을 확장해 불특정 다수가 모여 영화 이야기를 다루는 다양한 모임도 열린다. 매달 '이달의 도서'를 정해 독서모임을 열고, 영화 글쓰기 모임, 영화제에 다녀온 사람들의 모임 등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