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가기 좋은 '소도시' 여행지 5곳

김나윤 기자 2025-11-06 16:45:31
▲남해 다랭이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가 11월 방문하기 좋은 소도시 여행지를 추천한다고 6일 밝혔다.

규모보다 개성, 속도보다 깊이를 중시하는 소도시 여행은 지역 자원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하고 익숙한 일상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지속가능한 관광의 한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추천 여행지는 △남해 외갓집(경남 남해) △묵호(강원 동해) △대흥(충남 예산) △고흥스테이(전남 고흥) △창평(전남 담양) 등 총 5곳이다. 인구 규모는 작지만 지역 고유의 이야기와 생활의 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들이다.


◇ 소규모 로컬 체험 '남해 외갓집'

경상남도 남해에는 독일마을, 미국마을과 같은 이국적 정취를 자랑하는 유명 명소와 금산 보리암, 다랭이마을과 같은 향토적 문화유산이 공존한다. 올해 8월 기준 인구수 3만9832명,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도시 중 유일한 군 소재지로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남해관광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남해 외갓집'은 소도시 남해를 밀도있게 만날 수 있는 소규모 로컬 체험 여행 콘텐츠다. 소박한 일상의 공간에서 현지인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남해 외갓집은 현재 세 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드로잉 화가 안설별 씨가 진행하는 '남해 언니네 드로잉 어반스케치 체험', 도자기공방&카페 '티라와 흙꿉노리'에서 진행하는 '티라 삼촌네 외갓집 도자기 원데이클래스', 삼동면 봉화마을의 GAP 인증 농가에서 진행하는 '광수 삼촌네 친환경 블랙베리 체험'이다. 남해 외갓집 프로그램은 '남해로온'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예약 및 구매할 수 있다. 

함께 여행하기 좋은 명소로는 '다랭이 마을'이 있다. 다랭이(다랑이)란 우리 선조들이 농토를 조금이라도 더 넓히고자 바닷가의 가파른 산비탈을 깎고 석축을 쌓아 조성한 계단식 논을 말한다. 작게는 3평에서 크게는 300평에 이르는 700여개의 계단식 논이 무려 108층의 계단을 이룬다. 이 빼어난 절경을 바라보며 '다랭이지겟길(남해바래길 11코스)'을 걷는 것도 좋겠다.



▲묵호항 (사진=한국관광공사)

◇ 걸으면서 즐기는 항구 소도시 '묵호'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묵호항 일대는 서울에서 KTX로 2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소도시다. 모든 볼거리가 걸어서 30분 거리 안에 모여 있어 차 없이도 알찬 여행이 가능하다.

동해DMO가 운영하는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자. 묵호 골목을 걷고 마지막엔 바다를 보며 라면을 끓여 먹는 투어로, 개별 포토투어와 가이드 동행 단체 투어로 나뉜다. 

개별 투어는 묵호 향기 디퓨저를 파는 소품샵이나 로컬 책방에서 스탬프북을 받아 시작한다. 이후 국내 최초 '연필뮤지엄'에서 3000여 종의 연필을 보고, 4층 카페에서 묵호 일대를 조망한다. 옛 번화가 발한삼거리와 '동쪽바다중앙시장', 청년몰 '싱싱스'를 지나면 묵호의 시그니처인 '논골담길' 벽화마을이 나온다.

'장화 없이 못 산다'라는 문구 등 묵호의 역사를 담은 골목을 오르면 묵호등대를 만날 수 있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명대사 "라면 먹을래요?"가 탄생한 '삼본아파트'도 필수 코스다. 투어 마지막은 '문화팩토리 덕장'에서 문어, 묵호태 보푸라기 등 해산물 토핑이 랜덤 제공되는 라면을 끓여 먹으며 마무리한다. 

이 밖에도 묵호의 스릴을 즐길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있다. 해발 59m의 스카이워크와 스카이 사이클이 인기다. 길 건너 '해랑전망대'는 바다 위 산책로다. 먹거리로는 '거동탕수육'의 쫄깃한 문어 탕수육과 문어 짬뽕, 노포 '오뚜기칼국수'의 걸쭉한 장칼국수가 명물이다.


▲예산 대흥면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 시간이 느려지는 슬로시티 '대흥'

큰 예산 없이도 예상 밖의 매력을 선사할 소도시 예산으로 가보자. 예산군 대흥면 봉수산을 병풍 삼은 고샅길엔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했던 어린 시절 추억이 고스란하다.

첫 목적지는 예산 대흥 '의좋은 형제마을'이다. 예산 대흥은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 중부권에서는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가을밤 형제간 서로 몰래 볏단을 얹어주다 만나 얼싸안고 울었다는 이성만·이순 형제 이야기의 실존 인물이 살던 곳이다. 

슬로시티 대흥면을 가장 잘 누리는 방법은 느린 꼬부랑길을 걷는 것이다. 방문자센터를 출발점으로 옛 이야기길, 느림길, 사랑길 등에는 지역의 역사와 전통문화, 자연환경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1코스 옛 이야기길엔 1000년 넘은 느티나무인 '배 맨 나무'와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깃들고, 2코스 느림길은 예산군 유일하게 남은 옛 관아 건물인 대흥동헌과 달팽이 미술관, 대흥향교까지 구불구불 이어진다. 3코스 사랑길에서는 봉수산 자락과 어우러진 교촌리의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을 볼 수 있다.

대흥슬로시티의 3가지 원칙은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전통문화를 이어 다음 세대에 물려주며, 주민이 주인이 되는 사업을 하자'다. 일례가 '손바닥 정원'으로, 마을 사람들이 집 마당에 직접 가꾼 작은 정원이다. 직접 쌓고 심은 돌담과 나무는 마을 고양이들의 안식처이며 사람도 누구나 들어가 구경해볼 수 있다.


▲고흥유자축제 야경 (사진=고흥군)

◇ 바다와 유자향이 머무는 '고흥스테이'

전남 고흥군이 운영하는 '두 지역 살아보기 주말愛 고흥愛 고흥스테이'는 다른 지역 거주자가 고흥에 체류하며 지역의 여행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체류형 프로그램이다.

총 12세대가 참여하며, 숙박과 공동시설 요금 등 주거비가 지원된다. 참가자들이 3개월 동안 머무는 공간은 옛 한전사택을 리모델링해 만든 고흥읍의 주거시설로, 가전제품과 가구가 완비돼 생활에 불편이 없다.

고흥스테이에서 도보 10여분 거리에는 110년 역사의 고흥전통시장이 있다. 이곳은 숯불생선구이가 유명하다. 수령 840년의 남계리 느티나무, 1871년에 조성된 옥하리 홍교, 존심당 역사문화공원 등 고흥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명소도 함께 돌아볼 수 있다.

또 6일부터 9일까지 풍양면 한동리에서 '제5회 고흥유자축제'가 열린다. 국내 유자 최대 생산지답게 '사람향기! 유자천국!'을 주제로 대형 유자 조형물과 포토존이 마련되고, 야간에는 루미너리쇼와 드론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창평 삼지내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

◇ 담양 창평에서 보내는 1박 2일

'느려도 괜찮아'라는 토닥임이 필요한 날에는 담양 창평 삼지내마을로 가보자. 세 개의 개울이 마을을 가로지른다고 해 삼지내 혹은 삼지천이라 불리는 이 마을은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다.

고가와 토석담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돌과 흙을 쌓아 만든 옛 담장은 국가등록문화유산에 지정됐다. 담장 따라 걷다 보면 고재환가옥, 고재선가옥 등 국가유산에 지정된 건축물을 비롯해 평범한 살림집, 카페나 민박을 겸한 한옥, 주인잃은 쓸쓸한 고가 등 다채로운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한옥으로 지은 창평면사무소 뒤로는 이층 한옥을 품은 작은 뜰이 꾸며져 있다. 마을 안 길을 산책하고 주민들이 운영하는 숙소나 한옥을 개조한 카페, 음식점을 이용하며 느긋하게 머무는 것이 삼지내마을을 제대로 여행하는 방법이다. 창평국밥과 창평쌀엿, 한과, 석탄주 등 지역 먹거리는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하룻밤 묵어가고 싶어 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100여년 된 고택부터 아담한 민박까지 주민들이 운영하는 다양한 숙박시설도 있다. 뿐만 아니라 술빵 만들기, 인문학 강좌 등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담양에는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죽녹원과 관방제림이 있다. 청량한 대숲을 품은 죽녹원에서 산책로를 따라 죽림욕을 즐기고 족욕 체험이나 사운드워킹 투어도 즐길 수 있다.

강 건너편에는 천연기념물인 관방제림이 있다.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한 인공림으로, 푸조나무, 팽나무, 벚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어우러져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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